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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신경질환사전] 일어나다가 갑자기 ‘픽’...미주신경성 실신
[쉬운 신경질환사전]은 신경과 전문의 이한승 원장(허브신경과의원)과 하이닥이 생활 속의 신경과 질환이라는 주제로 기획한 시리즈 기사입니다. '눈꺼풀떨림', '어지럼증',' 손발저림', '각종 두통' 등 흔하지만 병원까지 방문하기에는 애매한 증상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합니다.
어지럼증 진료 때 자주 진단되는 질환으로 '실신(syncope)' 혹은 '전실신증(presyncope)'이 있습니다. 실신은 혈압이 순간적으로 낮아지면서 전반적인 뇌 혈류가 한 번에 떨어질 때 발생합니다. 참고로, 뇌의 혈류가 국소적으로 떨어지는 병도 있는데 '일과성 뇌허혈증'과 '뇌경색'이 대표적입니다.
실신은 생각보다 매우 흔한 증상입니다. 가벼운 형태인 전실신증까지 포함하면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15~38%가 일생 중 한 번은 경험하며, 특히 그중 3~3.5% 정도는 의식소실까지 경험합니다. 이렇게만 말씀드리면 너무 이해하기 너무 어렵죠? 증례를 통해 자세히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미주신경성 실신이란?"a씨는 현재 24세 대학생으로 키가 매우 크며 마른 체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장시간 앉아있다가 일어날 때 순간적으로 휘청하면서 어지러움을 느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날 때도 종종 일어났습니다. 그러다가 내원 1년 전에는 지하철에서 갑자기 숨이 막히고 식은땀이 나면서 어지럼증이 일어나 다음 역에 잠시 내려 쉬었던 적도 있습니다. 내원 2주 전부터는 중간고사 기간이라 수면을 충분히 취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내원 당일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다가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고 식은땀이 나면서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정신을 잃기 바로 직전의 기억이 없었습니다. 이후에 머리에 띵한 증상이 있어 병원을 내원하게 되었습니다."위에 설명드린 증례가 가장 흔한 형태의 실신인 전형적인 '미주신경성 실신', 혹은 '심장신경성 실신'에 해당됩니다. 심장신경성 실신이라는 이름은 학술적으로 정리된 용어로, 여전히 미주신경성 실신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혈압에 관여하는 자율신경의 경미한 오작동에 의해 일어납니다. 사람이 일어날 때(특히 누웠다 일어날 때) 머리가 위쪽으로 움직이게 되는데, 혈압과 맥박이 뇌 혈류량을 유지하기 위해 순간적으로 상승합니다. 기립 후 새로운 평형은 1~2초면 바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기립 시 혈압과 연관 있는 자율신경계, 특히 혈압을 올리는 교감신경계가 너무 심하게 흥분하면 반대 작용을 하는 뇌신경 10번 미주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됩니다. 이 미주신경이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데 미주신경의 과작용으로 인해 오히려 필요 이상으로 혈압이 떨어져 뇌 혈류가 부족해지면서 어지럼증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이 어지럼증은 현훈증과는 전혀 다른 증상을 보입니다. 현훈증은 도는 듯한 어지럼증이지만, 실신 및 전실신증에 의한 어지럼증은 쓰러질 것 같은 느낌과 양측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과 같은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미주신경성 실신 치료 방법사람의 신경계는 25세가 되어서야 성숙해집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미주신경성 실신은 15~25세 사이에 가장 흔하게 나타납니다. 또한, 유전적인 면이 강합니다. 미주신경성 실신 검사는 크게 3부분으로 이루어집니다. 1. '미주신경성 실신이 맞는'가에 대한 기립경검사(tilt table test): 환자를 눕혔다가 갑자기 일으켜 세우면서 혈압의 변동성을 관찰합니다. 2. '부정맥 등 심장에 다른 이상은 없는가'에 대한 검사: 심전도, 24시간 심전도, 운동 부하 심전도, 심장초음파 검사 등을 시행합니다. 3. '기타 다른 질환은 아닌가'에 대한 검사: 일반 혈액검사 및 신경계 검사에서 빈혈의 유무까지, 신경학적 이상 징후에 대한 진찰 혹은 검사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전형적인 미주신경성 실신의 경우 뇌파나 뇌 영상검사는 필요치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의외로 미주신경성 실신의 치료법은 아직 개발 단계에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미주신경성 실신이 체질 (유전형)적인 면이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너무 빈번하게 실신이나 전실신증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베타차단제를 사용합니다. 이는 교감신경 차단제로서, 일어나거나 할 때 혈압의 급격한 상승을 막아, 이어지는 미주신경의 과도한 흥분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메토프로롤(metoprolol)', '프로프라놀롤(propranolol)' 등의 약을 치료에 사용하는데 그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한 수준입니다. 과거에는 혈압을 올리는 스테로이드성 호르몬 계열의 약을 사용하기도 하였으나, 여러 가지 문제로 최근에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시적으로 음식을 짜게 먹는 것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실신이 너무 빈번하게 일어나 환자의 일상생활에 문제가 있겠다'는 생각이 될 때만 약을 사용하고, 평소 생활 습관 관리를 통해 예방하도록 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이러한 비교적 경미한 자율신경의 조절 이상은 전신 컨디션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수면 부족, 영양 불균형, 운동 부족 등의 나쁜 생활습관에 의해 크게 악화되기 때문입니다. 제 임상 경험 상 미주신경성 실신 환자들에게 8시간의 규칙적인 수면과 적절한 운동 등 생활습관에 변화를 주도록 했을 때, 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증상 발현 빈도가 크게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실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주신경성 실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그러나 모든 실신의 원인이 미주신경성 실신처럼 양호하지 않습니다. 심장이나 신경계의 좋지 않은 병도 실신을 종종 유발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다소 위험한 다른 질환에 의한 실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한승 원장 (허브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어지럼증 진료 때 자주 진단되는 질환으로 '실신(syncope)' 혹은 '전실신증(presyncope)'이 있습니다. 실신은 혈압이 순간적으로 낮아지면서 전반적인 뇌 혈류가 한 번에 떨어질 때 발생합니다. 참고로, 뇌의 혈류가 국소적으로 떨어지는 병도 있는데 '일과성 뇌허혈증'과 '뇌경색'이 대표적입니다.
실신은 생각보다 매우 흔한 증상입니다. 가벼운 형태인 전실신증까지 포함하면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15~38%가 일생 중 한 번은 경험하며, 특히 그중 3~3.5% 정도는 의식소실까지 경험합니다. 이렇게만 말씀드리면 너무 이해하기 너무 어렵죠? 증례를 통해 자세히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미주신경성 실신이란?"a씨는 현재 24세 대학생으로 키가 매우 크며 마른 체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장시간 앉아있다가 일어날 때 순간적으로 휘청하면서 어지러움을 느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날 때도 종종 일어났습니다. 그러다가 내원 1년 전에는 지하철에서 갑자기 숨이 막히고 식은땀이 나면서 어지럼증이 일어나 다음 역에 잠시 내려 쉬었던 적도 있습니다. 내원 2주 전부터는 중간고사 기간이라 수면을 충분히 취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내원 당일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다가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고 식은땀이 나면서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정신을 잃기 바로 직전의 기억이 없었습니다. 이후에 머리에 띵한 증상이 있어 병원을 내원하게 되었습니다."위에 설명드린 증례가 가장 흔한 형태의 실신인 전형적인 '미주신경성 실신', 혹은 '심장신경성 실신'에 해당됩니다. 심장신경성 실신이라는 이름은 학술적으로 정리된 용어로, 여전히 미주신경성 실신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혈압에 관여하는 자율신경의 경미한 오작동에 의해 일어납니다. 사람이 일어날 때(특히 누웠다 일어날 때) 머리가 위쪽으로 움직이게 되는데, 혈압과 맥박이 뇌 혈류량을 유지하기 위해 순간적으로 상승합니다. 기립 후 새로운 평형은 1~2초면 바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기립 시 혈압과 연관 있는 자율신경계, 특히 혈압을 올리는 교감신경계가 너무 심하게 흥분하면 반대 작용을 하는 뇌신경 10번 미주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됩니다. 이 미주신경이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데 미주신경의 과작용으로 인해 오히려 필요 이상으로 혈압이 떨어져 뇌 혈류가 부족해지면서 어지럼증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이 어지럼증은 현훈증과는 전혀 다른 증상을 보입니다. 현훈증은 도는 듯한 어지럼증이지만, 실신 및 전실신증에 의한 어지럼증은 쓰러질 것 같은 느낌과 양측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과 같은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미주신경성 실신 치료 방법사람의 신경계는 25세가 되어서야 성숙해집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미주신경성 실신은 15~25세 사이에 가장 흔하게 나타납니다. 또한, 유전적인 면이 강합니다. 미주신경성 실신 검사는 크게 3부분으로 이루어집니다. 1. '미주신경성 실신이 맞는'가에 대한 기립경검사(tilt table test): 환자를 눕혔다가 갑자기 일으켜 세우면서 혈압의 변동성을 관찰합니다. 2. '부정맥 등 심장에 다른 이상은 없는가'에 대한 검사: 심전도, 24시간 심전도, 운동 부하 심전도, 심장초음파 검사 등을 시행합니다. 3. '기타 다른 질환은 아닌가'에 대한 검사: 일반 혈액검사 및 신경계 검사에서 빈혈의 유무까지, 신경학적 이상 징후에 대한 진찰 혹은 검사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전형적인 미주신경성 실신의 경우 뇌파나 뇌 영상검사는 필요치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의외로 미주신경성 실신의 치료법은 아직 개발 단계에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미주신경성 실신이 체질 (유전형)적인 면이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너무 빈번하게 실신이나 전실신증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베타차단제를 사용합니다. 이는 교감신경 차단제로서, 일어나거나 할 때 혈압의 급격한 상승을 막아, 이어지는 미주신경의 과도한 흥분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메토프로롤(metoprolol)', '프로프라놀롤(propranolol)' 등의 약을 치료에 사용하는데 그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한 수준입니다. 과거에는 혈압을 올리는 스테로이드성 호르몬 계열의 약을 사용하기도 하였으나, 여러 가지 문제로 최근에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시적으로 음식을 짜게 먹는 것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실신이 너무 빈번하게 일어나 환자의 일상생활에 문제가 있겠다'는 생각이 될 때만 약을 사용하고, 평소 생활 습관 관리를 통해 예방하도록 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이러한 비교적 경미한 자율신경의 조절 이상은 전신 컨디션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수면 부족, 영양 불균형, 운동 부족 등의 나쁜 생활습관에 의해 크게 악화되기 때문입니다. 제 임상 경험 상 미주신경성 실신 환자들에게 8시간의 규칙적인 수면과 적절한 운동 등 생활습관에 변화를 주도록 했을 때, 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증상 발현 빈도가 크게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실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주신경성 실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그러나 모든 실신의 원인이 미주신경성 실신처럼 양호하지 않습니다. 심장이나 신경계의 좋지 않은 병도 실신을 종종 유발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다소 위험한 다른 질환에 의한 실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한승 원장 (허브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